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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설악산기(登雪嶽山記)4-비선대, 금강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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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8-02-01 11:56 조회1,82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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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0분 쯤 올라가니 크게 터진 공간 속에 비선대(飛仙臺)가 장관으로 나타난다. 마치 좁은 굴을 지나 나타났다는 바로 그 무릉도원(武陵桃源)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입구 우측으로는 약 60m쯤 되는 높은 석벽이 있는데 적벽(赤壁)이라 했다. 그곳에는 3명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하게 암벽을 타고 있었다. 죽우는 그 사람들을 가리키며 자신도 얼마 전에 저 벽을 오른 적이 있다며 암벽 타는 법과 재미있고 스릴 만점인 암벽타기를 자랑삼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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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벽타는 모습>


 석벽 옆으로는 넓은 계곡이 펼쳐지며 비선대(飛仙臺)가 한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 주위에 솟아 오른 높은 석벽들은 가히 절경이었다. 저 암반과 석벽 위에서 신선들이 놀았으리라.

 암반 위로 넓게 퍼져 흐르던 물줄기는 다시 좁아지며 아래로 힘껏 내 달린다. 물가 암반 위 여기저기에는 암각(暗刻)한 이름자들이 빼곡하다. 꽤나 세월이 오래된 듯하다. 관찰사의 이름도 있고, 한 떼의 관리들도 나란히 새겨져 있다. 그런 중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金炳奎, 金炳基」, 그 옆에는 「子 玉均」이라 새겨져 있다. 모두 조선조 말 세도정치와 개혁정치로 떠들썩했던 후안동김씨(일명 신안동김씨) 인물들이다. 김병규는 대사헌을, 그 아우인 김병기(1814(순조 14)∼?)는 부호군을 역임했으며, 그 아들 김옥균(1851(철종 2)∼1894(고종 31))은 개화운동가로 유명하다. 헌데 모두 우리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게 자연을 함부로 훼손할 수 있단 말인가? 귀한 이름들의 격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새 법령을 만들어 그 후손들에게라도 자연 파괴 과태료를 물리게 하는 운동을 펼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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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 해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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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대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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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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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대 글씨가 새겨진 너럭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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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새겨진 수많은 암각 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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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규, 김병기, 김옥균의 이름 암각 글자>

 

 비선대 우측 하늘 저 높이 솟아 오른 산봉우리 위 석벽 가운데 굴 하나가 희미하게 보인다. 금강굴이다. 저 높은 곳에 굴을 파고 부처님을 모시고자 했던 이들의 정성과 불심이 기적처럼 보인다. 이 모두가 인간의 힘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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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굴이 있는 비선대 옆 산봉우리. 중앙 높은 봉우리 2/3지점 좌측의 거뭇한 곳이 금강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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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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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입가경 [漸入佳境] 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