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서과[수박]를 읽다. 허균(許筠) 저「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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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작성일11-01-18 16:50 조회2,013회 댓글1건본문
인제에서 한계를 지나 강릉에 머물며 초당(草堂) 앞에서 수박을 먹고 적다.[2010 잡저, 여름]
○수박[Water melon]은 우리 고전(古典)에, 서과(西瓜), 수과(水瓜), 한과(寒瓜), 시과(時瓜) 등으로 적었다. 물(水, Water)이 많은 과일이다.
허균(許筠) 저「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속 [도문대작(屠門大嚼)]에, 西瓜(수박)가 소개되어 있다.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푸줏간 앞에서 크게 씹는다는 말로 ‘푸줏간 (문)앞에서 (고기를)크게 씹는 시늉을 한다!’는 뜻이다.
西瓜考[수박을 살펴본다]
●西瓜。前朝洪茶丘始種于開城。考其年則殆先於洪皓之歸江南也。忠州爲上。形如冬瓜者爲佳。而原州次之。서과[수박]는 전조(고려조)에 홍다구가 개성에 심은 게 처음이다。살펴보니 그 때는, 홍호가 강남으로 돌아갈 때가 먼저인 게 마땅하다。충주수박을 최고로 치며 생김새는 동과(동아)라는 것과 같은데 더 크다고 할 수 있고, 그 다음은 원주수박이다。
○해설
▣홍다구(洪茶丘, 1244-1291) - 생략
▣홍호(洪皓, 1088-1155)는 남송사람이다. 금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인물로, 금에 억류되었다가 돌아와 남긴 송막기문(松漠記聞)이 전하는데, 여기서는 홍다구에 앞서 몽골에 먼저 들어간 홍호가 수박을 몽골에 전한 것이라는 시원을 밝히고자한 것으로 이미 허균은 송막기문을 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송막은 현재 몽골 일부지역을 지칭하던 지명이다. 「송막기문(松漠記聞)」에는 금(金, 김)의 건국기원에 신라인이 등장하여 주목된다.
▣동과(冬瓜, 동아) - 박과의 한해살이 식물의 열매로 굵고 길쭉하다.
○초당(草堂)의 인물들
허엽(許曄, 1517-1580) - 성(筬), 봉(篈), 초희(楚姬), 균(筠)
허성(許筬, 1548-1612) - 안동 김휘(徽, 1607-1677)의 처조부다.
허봉(許篈, 1551-1588) - 동인으로 이이(李珥)를 탄핵하였다.
초희(楚姬, 1563-1589) - 안동 김성립(誠立, 1562-1592)의 아내다.
허균(許筠, 1569-1618) - 안동 김대섭(大涉, 1549-1594)의 사위다.
○성(筬, 호 岳麓), 봉(篈, 호 荷谷), 균(筠, 호 蛟山) 형제는 이름처럼 대쪽같이 살다가 조선조 가장 무능한 왕 선조(宣祖, 1552~1608)의 재위기간(1567∼1608)을 전후하여, 아버지 허엽(許曄, 호 草堂)을 따라 누이인 초희(楚姬, 호 蘭雪軒)와 함께 숲으로 돌아갔다. 아버지와 아들과 딸, 모두 이름과 호에 풀(草), 숲(林), 대나무(竹), 산(山), 골짜기(谷)가 있어 큰 산(岳)을 이루어 당대에 엄청난 족적을 남겼다. 저녁연기가 피어올랐다. 밥 짓는 연기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초당취연(草堂炊煙)이라 했을까? 경포팔경인 초당의 연기를 뒤로하고 솔밭을 걸어 나와 초당동을 벗어나 죽헌동으로 말을 몰았다.
□오죽헌 앞에서(오죽했으면, 이 밤중에------,)
○오죽헌(烏竹軒)의 인물들
신인선(申仁宣, 1504-1551) - 사임당 신씨
이이(李珥, 1536-1584) - 율곡(栗谷)
♡사임당 시댁 계보
홍귀손(貴孫) - 윤선(胤先) - 이곤(以坤) - 녀 ♡ 안동 김인갑(1534-1594)
홍귀손(貴孫) - 녀 ♡ 덕수 이천(李蕆) - 원수(元秀) - 이율곡(1536-1584)
▣율곡이 죽음을 앞두고 병판으로 있을 때, 하곡 등이 병판을 탄핵했다. 선조가 하곡을 멀리 귀양 보냈다. 초당과 오죽헌은 동서로 당색을 달리하여 서로 반목(反目)하였다. 허성은 조일전쟁(임란)의 참화가 있기 전에 일본 통신사의 서장관으로 다녀와 당론을 파하고 정사로 갔던 서인인 황윤길(1536- ? )의 의견을 따랐다가 오히려 탄핵을 받기도 하였다.
♡허성과 황윤길의 가계
양천 허엽(許曄) - 허성(許筬) - 허실(許實) - 녀 ♡ 안동 김휘(徽)
김수형(壽亨) - 언묵(彦黙) - 영상공(錫) - 인갑(仁甲) - 時讓 - 휘(徽)
장수 황희(黃喜) - 치신(致身) - 사경(事敬) - 징(懲) - 윤길(允吉)
김수형(壽亨) - 언홍(彦弘) - 통천공(钁) - 녀 ♡ 장수 황윤길(黃允吉)
강릉에는 난설헌 허초희와 함께 사임당 신인선(申仁宣, 1504-1551)이 이름난 여인이다. 두 여걸은 시세계가 달라 낙원과 현세를 나누어 노래했다. 사임당은 대관령에서 강릉의 친정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시를 짓고, 난설헌은 먼저 떠난 저승의 아이들을 위해 지전을 사르며 눈물을 지었다.
사임당은 전원의 열매를 세밀하게 묘사하여 넉넉함이 드러나는데 허성이 노래하는 숲은 대상이 아니라 마치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보인다. 율곡은 임금에게 조선국의 나아갈 바를 제안했으나, 교산은 율도국을 만들어 놓고 평등을 요구하였다.
사임당은 가까운 것을 당기어 초충도(草蟲圖)에 빨간 속살을 드러낸 수박을 그렸고, 성소(惺所)는 유배지에서 까칠한 음식을 먹다가 현대판 맛자랑인 도문대작을 통해 수박에 대하여 한 줄을 적었다. 오죽헌의 수박은 가까운 들의 것이라서 색깔이 드러나고, 허균의 수박은 먼 것을 끌어와서 어둡다.
오죽헌의 현실성은 세속적이어서 편안하고, 초당은 차마 닿지 못할 피안의 경지와 같아서 나아갈 수 없다. 죽헌동의 오죽헌과 초당동의 초당이 가깝고 예전에 일가끼리 가까운 집안이라 일기에 몇 자 더 적었다.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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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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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여러 상식과 새로운 사실들 감사합니다.
수박이 서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