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花樹)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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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작성일11-01-07 14:45 조회2,072회 댓글1건본문
화수(花樹)의 이해
○한 성씨의 모임을 흔히 화수회(花樹會)라 하는데 나무를 구성하는 수(樹)는 성씨로 근(根)은 조상이며 지(枝)는 지파다. 엽(葉)과 꽃(花), 열매(實)는 지손(자손)을 의미한다. 여기서 화수(花樹)는 박태기나무라는 자형수(紫荊樹)로 그 꽃이 자형화(紫荊花)인데 산앵두나무 꽃인 상예화(常棣花)와 함께 고전에 형제의 우애에 대한 인용으로 많이 전하며 홍콩의 국화(國花)이기도 했다. 화수의 유래(시원)는 위(韋) 씨 형제들의 우애(花樹之樂)를 노래한 잠삼(岑參, 715-770)의 시「위원외가화수가(韋員外家花樹歌)」와 함께 오균(吳均)의 『속제해기(續齊諧記)』전하는 전진(田眞)의 고사다.
-○○성씨 대종회, ○○성씨 문중회, ○○성씨 화수회 등으로 쓰일 때, 화수회는 성씨의 (총)집합공동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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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위가종회법(花樹韋家宗會法)] - 『근사록(近思錄)』권9「치법(治法)」
程子(정오와 정이 형제)曰, 凡人家法, 須月爲一會, 以合族, 古人有花樹韋家宗會法, 可取也. 每有族人, 遠來, 亦一爲之, 吉凶嫁娶之類, 更須相與爲禮, 使骨肉之意, 常相通. 骨肉日踈者, 只爲不相見, 情不相接爾.
정자께서, “무릇 사람 사는 집 꼴은 모름지기 한 달에 한 번 모여야 하며 일가들의 만남과 더불어 옛사람들에게 ‘화수위가종회법’이 있었으니 취할 만하다”고 했다. 늘 겨레붙이들이 멀리서 오면 또 한 번 모이고 좋은 일과 언짢은 일, 시집가고 장가드는 일이 있으면 또 서로 예를 행하여 골육의 정을 언제나 서로 나누어야 한다. 일가들이 날로 멀어지는 것은 단지 서로 보지 않아 정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사록(近思錄, 1175년경)』- 주희(朱憙, 1130-1200) 저.
대표적 사상가 주돈이(周敦頤, 1017-1073), 장재(張載, 橫渠, 1020-1077), 정호(程顥, 明道, 1032-1085), 정이(程頤, 伊川, 1033-1107)의 저술(著述)과 어록(語錄)을 발췌하여 편집한 것이다.
○韋員外家花樹歌 - 잠삼(岑參, 715-770) 시
今年花似去年好 올해 꽃 지난해와 같이 아름다운데
去年人到今年老 지난해 왔던 사람 올해엔 늙었구나
始知人老不如花 사람 늙는 거 꽃 같지 않음을 처음 알았으니
可惜落花君莫掃 애처로이 떨어진 꽃 그대여 쓸지 말게
君家兄弟不可當 그대 집 형제들 당할 수 없나니
列卿御史尙書郞 열경에 어사 상서랑이네
朝回花底恒會客 퇴궐하면 꽃나무 아래에 언제나 손님들 모여
花撲玉缸春酒香 꽃잎 가득한 옥항아리의 봄 술이 향기롭네
▣위곡(韋曲)에 살았던 형제들의 우애를 노래한 시로 ‘花樹之樂’이란 사자성어가 전해진다.
○[전진(田眞) 형제의 고사] - 『속제해기(續齊諧記)』
京兆田眞兄弟三人共議分財, 生貲皆平均惟堂前一株紫荊花 共議欲破三片 明日就截之其樹卽枯死 眞往見之大驚謂諸弟曰 樹本同株聞將分斫所以顦顇 是人不如木也 困悲不自勝不復解樹樹應聲榮茂. 兄弟相感合財寶 遂爲孝門 眞仕至太中大夫.
장안의 전진형제 셋이 재산을 나누기로 의논하고 생활에 쓰는 재물은 모두 고르게 나누었으나 생각하니 집 앞의 한 그루 자형화(花樹)가 남아 같이 의논하여 셋으로 나누고자 하였는데, 다음날 자르고자 가니 그 나무가 곧 죽었다. 전진이 가서 보고 크게 놀라 아우들에게 말하길, “나무는 본래 같은 뿌리로 장차 나누고자 벤다는 것을 듣고 메말라 죽었으니, 이는 사람이 나무만도 못하다”라고 하였다. 슬픔을 이기지 못해 다시 나무를 자르지 않자 나무가 그 소리에 응해 무성해졌다. 형제가 서로 감동하여 재물을 합치니 마침내 효문으로 삼았다. 전진의 벼슬은 태중대부에 이르렀다.
▣위 고사는『속제해기(續齊諧記)』,『육조괴담(六朝怪談)』,『이십사효(二十四孝)』, 「익재(이제현)문집 효행록」, 「백사(이항복)집」, 「송강(정철)한시집」등에 전하며 자형나무가 다시 살아났다는 형수복생(荊樹復生)이란 사자성어가 전한다.
[참고] - 우리나라 기록
●金氏宗[財買夫人]死, 葬於[靑淵上谷], 因名[財買谷]. 每年春月, 一宗士女, 會宴於其谷之南[潤], 『삼국유사』
○김(유신) 씨 문중의 [재매부인]이 죽어 [청연상곡]에 장사지내니, 그로 인해 [재매곡]이라 이름 하였다. 매년 봄, 집안 남녀들이 모여 그 골짜기의 남쪽[시냇가]에서 잔치를 벌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수회(花樹會) 기록
김유신(金庾信, 595-673), 잠삼(岑參, 715-770) 시 - 「韋員外家花樹歌」
●「제망매가(祭亡妹歌)」『삼국유사』 권5 감통(感通)
생략 -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枝良出古(향찰) - 하략
- 여기저기 떨어질 낙엽처럼 한 가지에서 나고 -
제망매가 - 신라 경덕왕(제위 742-765) 때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향가.
[참고] - 중국기록
○孔懷兄第 同氣連枝 - 「천자문」
형제는 같은 어머니가 나시니 같은 기운으로 한가지다.
○骨肉之親 本同一氣 - 「맹자(孟子)」양혜왕(梁惠王)
골육지친(부모형제, 혈족)은 본래 같아 한 기운이다.
○身也者 親之枝也 - 「소학(小學)」경신(敬身)
몸은 어버이의 가지다.
○동명(東銘, 貶愚銘)과 서명(西銘, 訂頑銘)
장재(張載, 횡거 橫渠) 이론(철학, 사상, 의범)의 함축.
「동명(東銘)」 - 동쪽에 새긴 좌우명
원제 - 貶愚銘(어리석음을 물리침)
戱言出於思也(실없는 말도 생각에서 나온다)
戱動作於謀也(실없는 행동도 꾀로 만든다)
發於聲見乎四肢謂非己心不明也
(말에서 드러나고 몸으로 보이는데 자기 마음이 아니라고 하면 잘못이다)
欲人無己疑不能也(남이 자기를 의심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잘못이다)
過言非心也(지나친 말도 본심이 아니다)
過動非誠也(지나친 행동도 진심은 아니다)
失於聲繆述其四體謂己當然自誣也(말이 잘못되고 그 행동을 잘못하고서 자기 스스로 당연하다고 한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欲他人己從誣人也(남에게 자신을 따르라 바라는 것도 남을 속이는 것이다)
或者謂出於心者歸咎爲己戱失於思者自誣爲己誠不知戒其出汝者, 反歸咎其不出汝者長, 傲且遂非不知孰甚焉(어떤 사람은 자기 마음에서 나온 말을 허물을 돌려 자기가 장난삼아 한 것이라 하고 생각의 잘못을 스스로 속여 자기의 진심이라고 하며 그것이 자신에게서 나온 것은 경계할 줄 모르고, 도리어 허물을 돌려 그것이 자신으로부터 나온 게 아니라니, 오만을 키우고 또 잘못을 따르는 것이 이보다 심한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겠다)
「서명(西銘)」 - 서쪽에 새긴 좌우명
원제 - 訂頑銘(완고함을 바로잡음) - 각 성씨의 종사록이나 족보의 간행, 화수록 편찬, 화수회 창립 등에 있어 서문과 발문, 축시, 축사에 많이 인용되고 있다. 퇴계(이황) 선생이 성학십도를 통해 해설함.
乾稱父坤稱母, 予玆藐焉乃混然中處(하늘은 아버지고 땅은 어머니로 나는 이보다 조그마한 존재로 섞여 산다)
故天地之塞吾其體天地之帥, 吾其性民吾同胞物吾與也(이런 까닭에 천지에 막힌 나는 그 몸이요 천지가 이끄는, 나는 그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나의 형제자매로 만물이 나와 함께한다)
大君者, 吾父母宗子, 其大臣宗子之家相也(임금은 내 부모의 맏아들이고 그 대신은 맏아들의 가신이다)
尊高年所以長其長, 慈孤弱所以幼吾幼, 聖其合德賢其秀者也(나이가 많으신 분을 우러러보는 까닭은 나아가 그분이 어른이기 때문이고, 나이어린 고아에게 사랑을 베푸는 까닭은 어리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니, 거룩한 사람은 마땅히 덕을 갖추어야 하고 어진 사람은 덕이 뛰어난 것이다)
凡天下疲癃殘疾惸獨鰥寡, 皆吾兄弟之顚連而無告者也(무릇 천하의 잔병 치르는 노인과 오갈 데 없는 외로운 사람, 홀아버지와 홀어머니도, 모두 나의 형제로 어려움이 겹쳐도 알릴 데가 없는 사람들이다)
于時保之, 子之翼也(아! 그들을 보살펴야할 때 당신은 그들을 도왔는가?)
樂且不憂, 純乎孝者也(즐거움은 근심하지 않는 것으로 효라는 것도 진실해야 한다)
違曰悖德, 害仁曰賊, 濟惡者, 不才其踐形, 惟肖者也(이를 어기는 것은 어긋난 행동으로 어진 것을 거리끼니 나쁘다고 말하며, 나쁜 마음으로 돕는 것은 재주가 모자라는 것이니 그것을 몸으로 옮겨야 마땅히 본받는 것이다)
知化則善述其事, 窮神則善繼其志, 不愧屋淚爲無忝, 存心養性爲匪懈, 惡旨酒崇伯子之顧養育英才, 潁封人之錫類, 不弛勞而底豫舜其功也(가르침을 알면 마땅히 잘 따를 수 있고, 마음이 닿으면 그 뜻을 잘 이을 수 있으며, 집에서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욕됨이 없게 되니 마음속의 생각과 바탕을 길러 게으름이 없도록 하고, 맛있는 술을 싫어한 우임금의 봉양과 영재를 기르는 것은, 영고숙의 교훈처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기쁘게 한 것으로 그 공은 순임금에게 있다.
無所逃而待烹申生其恭也(도망가지 않고 죽음을 기다린 것은 신생에게 공손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體其受而歸全者參乎(태어날 때 받은 몸으로 흠 없이 죽은 사람은 증자다)
勇於從而順令者伯奇也(따름에 있어서 용감하게 순응한 사람은 윤백기다)
富貴福澤將以厚吾之生也(부귀와 행복은 앞으로 나의 삶을 두텁게 할 것이다)
貧賤憂戚庸玉汝於成也(가난과 걱정이 있겠지만 옥처럼 쓰이고자 갖추는 것은 너에게 달려있다)
存吾順事沒吾寧也(나를 지키고 섬김을 잘 따르면 죽어서도 나는 편안할 것이다)
[편집자 주해]
※우(禹)임금 - 숭백(崇伯)의 아들로 순(舜)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아 하(夏)나라를 세움.
※영봉인(潁封人) - 영고숙(穎考叔)으로 정장공(鄭莊公)과의 고사다.
※신생(申生) - 진(晉)의 헌공(獻公)이 殺世子申生(세자신생을 죽인) 고사.
※삼(參) - 증자(曾子)의 이름이다.
※백기(伯奇) - 윤길보(尹吉甫)의 아들이다.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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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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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화수(花樹)에 대한 해박한 해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