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설악산기(登雪嶽山記)11-봉정암 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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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8-02-23 08:47 조회1,429회 댓글0건본문
밖으로 나와 공양처로 가서 자판기의 커피를 마시려니 ‘돈을 넣지 말고 마음껏 뽑아 드시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넉넉한 불심(佛心)이었다. 기막힌 한 잔의 커피를 불심 섞어 마시고 법당 좌측 언덕 위에 있는 사리탑(舍利塔)으로 갔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5층탑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널찍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나도 잠시 합장하고 아들놈의 대입합격을 본능처럼 또 한 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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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탑>
사리탑 옆에는 펑퍼짐하고 널찍한 바위가 있었고, 그 위엔 큰 구멍이 가운데 뚫려 있는 두꺼운 방석들이 여러 개 놓여있었다. 또 몇 장의 야외 돗자리도 깔려 있기도 했다. 몇 몇 젊은 사람들은 그 방석 위에 앉아 비닐 우의(雨衣)를 덮어 쓰고 있었다. 뭐하는 거냐고 물으니 기(氣)를 받고 있는 중이라 한다. 이곳의 기는 아주 강하고 특이하다고 한다. 나도 조금 따라 해 보았다. 멋쩍었다. 글쎄다, 나는 이 기를 받아 무엇에 쓸까?
<기받는 사람들>
사리탑을 돌아 봉정암을 떠나려다가 다시 뒤를 돌아 암자를 보니 나같은 문외한(門外漢)이 보기에도 이곳은 아무래도 명당터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렇게 아늑하게 폭 싸일 수가 없다. 법당 바로 위의 기울어진 바위와 부처님 이마 형상 위의 사리탑들은 아무리 보아도 신이(神異)하다.
암자 전체를 마지막으로 보고 하산길로 접어들려 하자 앞을 막아서는 곰 한 마리에 움칫 놀라 섰다. 다시 자세히 보니 바위이다. 곰바위, 어쩌면 곰과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또 바로 그 옆에는 펑퍼짐하고 넉넉한 바위가 하나 있고 그 위 좁은 틈새에는 키 작은 야생화 한 송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강하고 끈질긴 의지와 인내심으로 피워낸 꽃이기에 더욱 애정이 갔다. 여러 번의 눈인사로 축하해줬다.
<곰바위>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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