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유산기(到馬遊山)-마유산에 이르러-----.(今유명산이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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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석 작성일14-06-17 23:44 조회2,438회 댓글1건본문
도마유산(到馬遊山)-마유산에 이르러-----.(今유명산이라고도 함)
2014년 6월 8일(日요일), 안산 중앙역을 출발하여 어김없이 청계저수지 제방아래서 아침을 들고 가마에 올라 팔당댐 아래 도미나루를 지나 두물머리(양수리)의 잔잔한 여울을 건너 북한강을 끼고 선어치로 향한다. 북한강 그 물길을 따라 중앙선 열차길이 나란히 청량리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들머리 "선어치(고개)"의 치(峙)는 고개로, 하늘에 닿을 만큼 높아 붙여진 "서너치"의 음가가 변형되어 한자로 기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짐작된다. 고개에서 몸을 풀고 가파른 경사지를 오르니 산뽕나무 아래에서 둥글레와 산머루가 솟아올랐고 모내기가 끝이 났는지 자기 알의 모양과 비슷한 새의 둥지에 탁란을 하는 뻐꾸기가 하염없이 지저귀며 날고 있었다. 양평, 가평, 홍천, 인제 등에서는 뻐꾸기 울음을 "홀딱벗고(홀딱버꼬)"라 했고 농번기의 시작이었으며 뻐꾸기가 울어대며 산란하기 전에 모내기를 끝내야 했다. 지정학적 북방한계선이다. 숲이 깊어 보이지 않는 산새의 생이 궁금했다.
소구니산을 넘고 마유산(세칭 유명산) 정상에 오르니 초원이 펼쳐진 아득한 언저리마다 눈부신 햇살이 안온했다. 용문산(1,157m)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내려온 능선 끝에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양근(양평)군 산천조(山川條) 기사에, 용문산(미지산)은 군 동쪽 33리, 마현산(馬峴山)은 군 서쪽 10리, 마유산(馬遊山)은 군 북쪽 15리에 그리고 총묘(묘소) 기사에 김사형의 묘가 군 서쪽 30리에 있다는 걸로 보아, 현재 "유명산"이라 별칭하는 산을 마유산이라 기록하고 있기에 옛문헌을 따라 마유산이라 표기한다. 아마도 고구려나 후기신라, 고려조 원(몽골)간섭기에 말을 방목하였거나 "조정과 군에 조달하기 위해 사육하지 않았는가?" 하는 개연성이 있다. 한강 수로와 국경의 변방이기 때문이다. 인접한 가평현의 특산(토산품)물은 역시 그때도 잣이 기록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용문산과 맥을 같이하는 이곳의 산세와 혈이 좋아 조선초부터 명당을 찾아 명문가들이 묘를 써, 지금도 세칭 "구정승골"이 전하고 있다. 산맥들이 잠시 한강에 발을 담그며 맥을 찾아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현재 양서면의 구정곡(九政谷, 구정승골)의 인물고(考)
김사형(金士衡, 1331-1407) 묘역 - 경기도문화재자료 제107호
신효창(申孝昌, 1364-1440, 김사형의 사위, 신승연의 증조부)
이수정(李守貞, 1477-1504, 이준경 父, 증영의정)
이준경(李浚慶, 1499-1572, 신승연의 외손자)의 묘역 - 경기도문화재자료 제96호
이민성(李民聖, 1539-1618, 이덕형 父, 증영의정)
이덕형(李德馨, 1561-1613) 묘역 - 경기도기념물 제89호
민희(閔熙, 1614-1687) 민암(閔黯, 1636-1694) 형제
이종억(李宗億, 이덕형 후손, 증우의정)
정창손(鄭昌孫, 1402-1487, 김질 빙장) - 묘소 서울서 이장하여 옴.
하산길은 계곡쪽으로 잡아 자연휴양림을 끝으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꿈길처럼 회귀했다. 마유산(馬遊山)은 말이 놀던 자리고, 마현산(馬峴山)과 마현(馬峴)의 현자(字) 역시 고개(재)를 뜻하니 오늘 머물다 가는 자리들이 모두 말굽이 지나간 역사다.
두물머리로 돌아오며 정창손 묘역의 이장으로 10정승골이 된 골짜기를 들여다보며 정다산(약용)의 영역을 뒤로하고 검단산과 예봉산을 끼고 도미나루(도미협)를 지나 새벽에 떠난 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스르륵 잠이 오는 길목에서 백제승 검단과 조선조 태종(이방원)이 검단산의 산신께 제를 올렸고 정승들이 서남진하는 북한강과 서북진한 남한강의 합수(두물머리)에서 사직의 안녕을 기원했다. 말들이 숲길을 따라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함께해주신 회원님 모두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영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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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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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유명산에 다녀오셨군요. 2002년 3월 안사연 답사로 구정승골을 택해 다녀온 기억이 삼삼합니다. 언제한번 다시 가 보고 싶네요.
역시나 맛갈스런 글 솜씨 ㅣ여전하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