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팽년 선생의 걸군장(乞郡狀) - 번역문
페이지 정보
김윤식 작성일13-04-18 12:57 조회2,559회 댓글1건본문
잘못 풀이한 곳이 많습니다.
두루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朴先生遺稿 / 文
乞郡狀[甲子]
臣以庸魯。獲侍近密。聖恩優渥。每以此驚惶無措。玆有微懷。不得不仰瀆宸聰。伏惟憐察。臣自襁褓。養于外家。舅年今七十。姑年今七十四。景迫桑楡1)。無他嗣子。唯臣母而巳2)。以臣爲子。撫摩長育。無異所生。此於古制。雖無可擬。原其情則誠爲哀憫。況我國俗。爲母族。情禮甚重。非中國比也。雖非親族。亦得見養。則謂之父母。況親父母之父母乎。臣舅姑居在忠淸道之新昌縣。今年春。臣扈從椒水。許以往覲。且賜食物。非徒臣心之感。臣父母舅姑。感極天地。淚泗交頤。臣見姑尤衰病。消瘠傴僂。喘息奄奄。亦不覺其隕涕也。臣叨蒙聖恩。日侍禁闥。榮幸至矣。姑在遠方。筋力不能自持。雖欲見臣。豈昜3)上道。生也有涯。日月如流。恐終負撫養之恩。言念至此。臣實痛之4)。臣實痛之。伏望察臣微誠。委以旁近小邑。公務之暇。許以往來。則上供臣職。下遂私情。庶得兩全矣。臣之此懷。實爲久矣。而職忝侍從。不能率爾開口。比來。姑年益衰而病益深。誠不忍自己5)。玆露心肝。以煩天聰。伏望曲加恩憐。特垂兪音。臣不勝至願云云。
<출전> 한국고전번역원, 한국문집총간 / 박선생유고(朴先生遺稿) / 朴先生遺稿 / 文신이 용렬하고 노둔하온데 전하를 근밀(近密)한 자리에서 모시게 되어 성은이 넓고도 두텁사오나 매번 이 일이 놀랍고 두려워 허둥지둥하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사오나 마음속에 담은 것이 있사와 성상(聖上)께 우러러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사오니 삼가 불쌍히 여겨 살펴주시기 바라옵나이다.
신이 포대기에 싸여 있을 때부터 외가에서 길렀는데, 외조부 나이가 금년에 70세이고, 외조모 나이는 금년에 74세이니 해가 질 때가 가까웠사옵니다. 그러나 뒤를 이을 다른 자식이 없고, 단지 신의 어미뿐이라 신을 자식으로 삼아 어루만져 길렀으니 직접 낳은 것과 다름없사옵니다. 이는 옛 제도에 비록 적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본래 그 정(情)은 참으로 불쌍하고 가여운 일이옵니다. 게다가 우리 나라 풍속에 어머니의 친족을 위해 정(情)과 예(禮)가 매우 무거운 것은 중국에 비할 바가 아니옵니다. 비록 친족이 아닐지라도 만약 양육을 받았다면 곧 부모라 이르는데, 하물며 친부모의 어버이이겠습니까?
신의 외조부와 외조모는 충청도 신창현(新昌縣)에 살고 있사온데, 금년 봄에 신이 전하를 초수(椒水)6)에 호종할 때 찾아뵙는 것을 허락하시고 음식을 하사하시니, 단지 신의 마음뿐만 아니라 신의 부모와 외조부모의 마음까지 온 천하에 미치도록 감격하여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턱까지 흘러내렸사옵니다.
신이 외조모를 뵈었더니 쇠병(衰病)이 더 심해져서 바짝 여위고, 허리가 굽고, 숨소리가 끊어질 듯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몰랐사옵니다. 신이 외람되게 성은을 입어 날마다 전하를 가까이 모시니 영광과 행운이 지극하오나, 외조모가 먼 지방에 떨어져 있는데 기력이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해서 비록 신을 보고 싶어도 어찌 쉬이 상경하겠사옵니까? 삶은 유한한데 세월은 물같이 흐르니, 어루만지며 길러 주신 은혜를 헛되이 저버릴까 두렵사옵나이다. 말과 생각이 이에 이르니 신이 참으로 마음이 아프옵나이다.
바라옵건대 신의 작은 정성을 살피시와 인근의 소읍(小邑)을 맡겨서 공무(公務)에 여가가 날 때 왕래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면, 곧 위로는 신하의 직분을 받들고 아래로는 마침내 사사로운 정(情) 둘 모두 다할 수 있을 듯하옵나이다. 신의 이러한 생각이 참으로 오래 되었사오나, 시종(侍從 : 侍從臣)의 직분을 더럽힐까 경솔하게 입을 열 수 없었사옵나이다. 요즈음에는 외조모의 나이가 더욱 쇠하여 병이 한층 심해져서 참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나이다. 이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어 전하의 마음을 번거롭게 하였사오나, 가련히 여기시어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곡히 바라오니 특별히 유음(兪音)7)을 내려주시오면 신의 지극한 소원을 금할 길 없나이다.
<각주>---------------------------------
1) 景迫桑楡 : ‘해질녘’을 나타내는 말로, 사람이 늙어서 죽을 때가 되었다는 뜻.
2) 巳 : ‘已’의 오자(誤字).
3) 昜 : ‘易’의 이체자.
4) 臣實痛之 : 원문에 두 번 반복되므로, 하나는 빼고 풀이하였다.
5) 己 : ‘已’의 오자(誤字).
6) 椒水 : 충북 청원군 초정약수를 가리킴.
7) 유음(兪音) : 신하의 말에 대하여 임금이 내리는 대답.
신돈 김란 김린 이춘부 김기 김정 김서린 김보린 김천보 박중림 김익생
댓글목록
김윤식님의 댓글
![]() |
김윤식 |
---|---|
작성일 |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나고...코 끝이 찡하네요.
이 글에 나오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바로 위에 태영 아저씨 올리신 글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