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도관찰삼사우사 김사안 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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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작성일12-04-01 14:40 조회2,89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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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재집 - 전라도 도관찰삼사우사 김사안 교서
• 출전(원문) : 고전번역원, 한국문집총간 / 복재집(復齋集) / 復齋先生集下 / 敎書
復齋先生集下 / 敎書
敎全羅道都觀察三司右使金士安書
王若曰。予以否德。獲承丕緖。托臣民之上。夙夜靡寧。勵精圖治。然境地之廣。生民之衆。所有利病。詎能周知。故卽祚以來。特遣大臣。分行諸道。廣咨博訪。興除利害。庶格和平而弊有所未去。澤有所未洽。豈軍民之官未能稱職。而奉使之臣未明黜陟歟。全羅一道。爲國南藩。地濱大海。控引諸島。魚鹽錢穀之所產。卉服商船之所聚。其壤沃其民厚。古稱樂土。自僞辛▣位之後。十六年間所用。皆非其人。吏尙掊克。民不聊生。加以倭奴摽竊。郡縣彫弊。倍於他道。予甚憫焉。惟卿世篤忠貞。砥礪名節。歷敭中外。蔚有聲績。是用授卿鈇鉞以遣。其體予至懷。訪求民瘼。賑恤飢乏。審理冤滯。勸農桑興學校。以厚民生。繕甲兵訓將士。以備寇盜。餘有便民事。務從宜擧行。守令之貪邪不法。將帥之逗遛敗績者。兩府以上。停職申請。奉翊以下。就便處決。其有吏績軍功尤異者。具名以聞。予將擢用焉。於戲。乃先祖忠烈公方慶。事我先祖。功在國家。爾尙祗服我命。益勵乃心。以匹休于乃祖。
왕은 이르노라. 짐이 부덕(否德)하나 왕위를 이어받아 신민(臣民)의 윗자리를 맡게 되어 자나깨나 쉴 틈이 없이 정치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나라의 경계를 넓히고 백성의 무리를 살리는 데 이로운 일과 병폐가 되는 일이 있음을 어찌 두루 알겠는가? 그런 까닭에 짐이 즉위한 이래 특별히 대신(大臣)을 파견해 여러 도(道)를 나누어 맡아서 널리 자문을 받고 두루 살피도록 하여 이로운 일은 북돋우고 해로운 일은 없애도록 해서 두루 화평하기를 바랐으나 폐단이 아직 없어지지 않은 바가 있고 혜택이 미흡한 바가 있으니 군사와 백성을 다스리는 관원이 맡은 직책을 잘 수행했다 할 수 없고 사명(使命)을 받든 신하가 인재를 기용하고 무능한 자를 물리치는 일[黜陟]을 올바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전라도는 나라의 남쪽 변방[南藩]으로 땅 끝이 큰 바다라 수많은 섬들을 끌어안고, 수산물과 소금과 돈과 곡식이 생산되는 곳이라 오랑캐 옷을 입은 중국 상선들[卉服商船]이 모여드는 곳이고, 그 땅이 기름져서 백성들은 살림이 넉넉하여 예로부터 낙토(樂土)라 불렸으나 신씨(辛氏) 성(姓)의 거짓 군주[僞主]가 즉위한 이후 16년간 관리를 등용하였지만 모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도다. 벼슬아치들은 오히려 조세를 부당하게 부과하여 백성들을 못 살게 착취하니 백성들이 편히 살아갈 수 없었고, 왜구들의 노략질이 더해져 군현(郡縣)이 황폐해진 것이 다른 도(道)보다 갑절이나 되어 짐이 매우 불쌍히 여겼노라.
생각건대 경(卿)은 대대로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은 것[忠貞]이 독실하여 명분과 절의(節義)를 갈고 닦았을 뿐만 아니라 내외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명성과 치적이 대단하였도다. 이에 경(卿)에게 부월(鈇鉞 : 斧鉞)을 주어 보내니 나의 지극한 마음을 생각하여 백성들에게 폐단이 되는 일을 찾아서 알아보고,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하고, 억울하게 지체된 옥사(獄事)를 자세히 조사하여 다스리고, 농사와 누에치기를 권장하고 학교를 진흥시켜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갑옷과 병장기를 수선하고 장수와 병졸을 훈련시켜 도적을 방비하라. 이 밖에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는 여러 방책은 가능한 한 마땅히 시행하라. 수령이 탐욕스럽고 사악하며 불법을 저지르고 장수가 회피하거나 지체하여 전투에서 패한 경우에 양부(兩府 : 門下府와 密直司) 이상이면 정직(停職)을 신청하고, 봉익대부(奉翊大夫) 이하이면 편리한 대로 처결하라. 벼슬아치의 업적과 군공(軍功)이 매우 뛰어난 자는 이름을 자세히 적어 보고하라. 짐이 장차 발탁하여 기용하겠노라. 아! 그대의 선조(先祖) 충렬공 김방경은 우리 선조(先祖) 임금을 섬겨 나라에 공적을 세웠도다. 그대는 짐의 명령에 복종하여 더욱 그대의 마음을 기울여 힘써서 그대 선조의 위대함에 짝이 되도록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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