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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안사연 정기산행 [영장산 靈長山]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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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작성일09-06-16 18:24 조회2,382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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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안사연 정기산행 [영장산 靈長山] 후기. 글-상석, 사진-발용

 

참석자- 재구, 윤만, 발용, 영식, 상석 

 

 이매역에서 출발하는 산행은 산자락에 붙은 전원주택 단지를 지나서야 비로소 초록의 숲을 만날 수 있다. 초록은 이미 절정이다. 세속에서 바쁜 오월이 여울질 때 “연두”의 어린잎들은 날 비린내 속에서 탁한 초록으로 변색을 했다. 두껍고 어두운 초록이 햇살을 막는 방패가 되어 빛이 숲에 깃들지 못하고 반들거리는 잎에서 뒹굴다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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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지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서 참나무와 소나무가 리기다소나무 아래에서 죽어가고 있다. 외래의 것들이 뿌리내리는 자리에서 토종수가 밀린다는 것은 산하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는 불길한 징조다. 오로지 녹화사업에만 치중한 우리의 임업과 산림정책이 초래한 결과다. 물 관리에 앞서 소홀해진 숲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다. 토종의 숲은 우뚝하다.

 

 영장산 정상에 올랐다. 우거진 숲에서 점심을 들면서 남한산성 쪽을 피해 분당 쪽 율동공원으로 내려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태재로 내려오다 방향을 틀어 새마을 연수원으로 하산한다. 새마을 연수원을 알리는 팻말 위에서 그 허울을 알리는 잎들은 반짝거렸고 연수원 아래의 헌 마을들이 분당과 영장산의 언저리에서 명재상들의 음택을 뒤로하고 따가운 햇살에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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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형의 세월 앞에서 봄의 연두는 찬연했다. 초록은 연두의 완성이고 낙엽은 연두의 소멸이다. 율동은 栗洞일 터, 여름의 코앞에서 연두의 흔적을 지운 밤나무는 꽃 비린내를 풍기며 자지러진다. 밤나무는 가깝고 분당의 도심은 멀다. 시가지가 끝나는 소실점에서 밤나무는 자연의 경건함으로 올해도 튼실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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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의 골목에서 지난 <여름캠프>의 일정을 더듬고 ‘2009년 여름캠프’를 설계하며 공석 중일 대장님의 일정을 감안해 하반기 정기산행의 일정도 새롭게 정리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태영님이 합석해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며 헤어지는 어두운 골목에 별들이 빼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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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 길에 만난 영식님의 고종 사촌입니다. 이매동은 영식님의 고향.

 바쁘신 중에도 참석하시어 분당의 명물 “불타는 조개구이”와 융숭한 대접을 해주신 태영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며 7월 정기산행에서 뵐 것을 약속드리며 후기를 마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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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산행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이날 괴산군 청안면 문당리에서 11대조 이하 고조부까지의 묘소를 한 곳으로  이장하고 묘비석을 세우는 우리 집안으로서는 괘나 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멋진 표현력으로 후기를 쓰는 수고를 하신 상석대부님,
이건 단순 후기가 아니라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명 수필입니다. 
다양하고 멋진 이미지, 그리고 생생한 묘사로 형상화 된 글,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식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영식
작성일

  가깝지만 쉽게 찾기 어려운곳에 다녀 왔습니다.
63회 정기산행의 역사를 남겨주신 두분 대부님 감사 합니다.
윤만대부님!! 직원분들께도 감사 말씀 전해주세요.

김재구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구
작성일

  정말 오랫만의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다음 산행을 또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