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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공실기 자료(문집류-2- ) 편지-신화상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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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8-03-25 10:50 조회1,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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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지


가. 만월봉요요암 신화상(滿月峯了了庵信和尙)에게 보낸 편지


前中奉大夫都元帥推忠靖難定遠功匡靖大夫三重大匡僉議中贊上將軍判典吏事世子師致仕上洛郡開國公食邑一千戶食實封三百戶金方慶答滿月峯了了庵信和尙書 


頃所賜兩則法語。常置牧牛子私記上面。玄換相看。翫朱無斁。然根機陋劣。茫然討己鼻不著。雖然。敢不銘佩。兼示偈子云。維摩方丈想茅庵。金色頭陁接話談。八萬猊床何處著。小潭如鏡頓來涵。不敢當不敢當。又示了了庵銘。古有一叟云。了心則能了法。了己則能了人。己未了則人與己迷。心未了則境從心。或又有一叟云。萬法本空。一心非有。心旣非有。不待了而已圓。法旣本空。不待了而常寂。楊無爲子又歌曰。山堂曉兮白雲飛。山堂暮兮白雲歸。靑松老兮明月溪。了不了兮誰與知。三段語則而繼云。請居士下介住脚。此非我境界。烏敢當哉。然愚以謂前二叟各讚一隅。無爲子當中而歌。了了之意。盡矣至矣。無以復加矣。又有一叟不量力而繼韻云。秋空晴兮孤鳥飛。沒朕迹兮將安歸。廻光炤兮無欠餘。名不及兮尋常知。和尙以爲如何。伏望小示指歸


[출처;이승휴 동안거사집(動安居士集) >動安居士雜著一部 >雜著 >]


전 중봉대부(中奉大夫) 도원수(都元帥) 추충정난정원공신(推忠靖難定遠功臣) 광정대부(匡靖大夫)삼중대광첨의중찬(三重大匡僉議中贊) 상장군(上將軍) 판전리사(判典吏事) 세자사(世子師)로치사한 상락군개국공(上洛郡開國公)식읍 일천호 식실 삼백호 김방경(金方慶)이 만월봉(滿月峰) 요요암(了了庵) 신화상(信和尙)에게 답한글


  지난번 보내 중 양칙(兩則)의 법어(法語)를 항상 '목우자사기(牧牛子私記)'위에 놓아두고 서로 바꿔 가며 보면서, 보고 음미하며 싫어함이 없었으나, 근기(根氣)가 낮고 용렬해서 아득히 내 코를 찾아도 이해 가 닿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감히 그것을 가슴에 새겨 두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겸해서 게송(偈頌)을 보내 주었는데 거기에 이르기를,'유마(維摩)의 方丈(방장)*1)이 모암(茅庵)을 생각하였고,금색의 두타(頭陀)가 화담(話談)을 접했도다.

팔만(八萬)의 예상(猊床)*2)을 어디에 놓았던고,거울 같을 작은 못이 갑자기 와서 비춘다'

하였는데, 이 말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또 요요암명(了了庵銘)을 보여 주었습니다.

옛날에 한 노인이 이르기를, "마음이 밝으면 법을 밝게 하고, 자기를 밝게 하면 사람을 밝게 한다. 자기가 밝지 못하면 곧 사람과 자기가 미혹하게 되고, 마음이 밝지 못하면 모든 세계가 마음을따라 미혹해진다"고 하였고, 또 한 노인이 있어 말하기를 "만법이 본래 공(空)하니, 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이미 있는 것이 아니니 밝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이미 원만해지고, 법이 이미 본래 공(空)하니 밝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항상 적적하다."고하였고, 양무위자(楊无爲子)가 또 노래해 말하기를,


"산당(山堂)에 새벽이 되니 백운이 날아오르고,

산당(山堂)에 저녘이 되니 백운이 돌아가도다.

청송(靑松)이 늙음이여 월계(月溪)가 밝네,

밝고 밝지 못함이여 누구와 더불어 알 수 있겠는가?"고 하였고,


삼단어칙(三段語則)에 이어서 말하기를,


"청컨대 거사는 주각(住脚)하라." 하였습니다.


이것은 내 경계(境界)가 아닌데, 내 어찌 그것을 감당하겠소.

그러나 내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앞의 두 노인은 각기 한 부분을 찬양하고 무위자(無爲子)는 중간에서 노래했으니, 요요의 뜻이 지극하여 그 이상 더할 것이 없습니다.

또 한 노인*3)이 있어 자기의 능력을 헤아리지 않고 운을 이어 지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맑게 개인 가을 하늘에 외로운 새가 날아가니 秋空晴兮孤鳥飛

내 자취를 숨기며 어디로 돌아가려 하느냐. 沒朕迹兮將安歸

회광반조(廻光反照)*4)함이여 못 미침이 없다네. 廻光炤兮无欠餘

명성이 미치지 않음은 심상하게 아는도다. 名不及兮尋常知

내가 한 마디 한 것을 화상은 어떻게 여기는가. 和尙以爲如何

귀위(歸依)할 바를 가르쳐 주길 바랍니다. 伏望小示指歸


*l)방장(方丈) : 주지가 거처하는 방

*2)예상(猊床) : 부처가 앉는 자리

*3)한 노인 : 김방경 자신을 말함

*4)회광반조(廻光反照) :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心性을 反省하여 보는것


번역;[국역동안거사집, 김경수,진성규, 삼척시,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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