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게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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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2-04-02 23:04 조회1,667회 댓글0건본문
♬Un Fiume Amaro♬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게로 - 황지우 -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 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 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 삼도 영하 이십도 지상에 온 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는 몸으로, 발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도 영상 십 삼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온 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피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 온 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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