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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鄕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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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2-03-10 01:04 조회1,7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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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정지용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론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김재원 - 잘 읽었습니다. 마음의 양식이 됬습니다.

▣ 김정중올림 - 가족들과 함께 옥천읍 실개천을 방문하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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